저는 교구사제 연피정 장소로 제가 살았던 강화의 인천신학교를 선호합니다. 신학교에 도착해 배정된 방으로 이동하던 어느 날, 2층 출입문에 붙은 문구가 눈에 띄었습니다.
“기도 중입니다.”라는 큰 글씨 아래, “예수님 만나게 도와주세요.”라는 작은 글씨가 적혀 있었습니다. 아마 ‘영성의 해’를 보내는 후배 신학생들이 사용하던 층이었나 봅니다. 방학이라 후배 신학생들은 여기 없겠지만, 그 문구를 보자마자 소리가 나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움직였습니다. ‘예수님을 만나려면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하구나!’라는 생각을 하며 자신을 성찰했습니다. ‘나는 다른 이가 예수님을 만나도록 도와주는 사람인가?’ 하고 말입니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 그동안 직무 사제로 살아가며 온통 직무에만 빠져 살았습니다. 때로는 기계적이고, 때로는 제 갇힌 생각들과 닫힌 마음으로 예수님의 현존을 생각하지 못하고 지내기도 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