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의를 끝내고 카톡을 확인하면 수십 개의 톡이 나부터 읽어 달라고 아우성을 친다. 이제 수를 헤아리기도 쉽지 않을 정도의 카톡방들이 생겨서 메시지에 일일이 응대하는 것만으로도 적지 않은 시간을 써야만 한다. 젊은이들을 위한 교재를 만들어라, 한국적 특성을 드러내는 WYD의 영성을 수립해라, 준비 단계의 행사들을 기획해라, 기념품 만들어라, 명동에 WYD 홍보 조형물 만들어라, 참가자들이 머물게 될 숙소와 교리교육 장소도 지금부터 알아보고 준비하도록 해라, 이 모든 것을 주교님들과 관계자들에게 보고를 드려라. 마지막으로 청년들의 의견을 반드시 경청해라. 어떤 날은 회의가 끝나자마자 건물을 옮겨 가며 다른 회의에 참석하고, 그 회의가 끝나면 또 다른 회의를 향해 달려간다. 그렇게 회의로 가득 채운 하루를 보내고 저녁이 되면 회의 때 내용을 정리하고자 컴퓨터 앞에 앉는다. 지시 사항 가운데 우선순위를 정하여 업무를 조정하고, 담당자들과 연락을 주고받으며 업무를 조율하고 그 내용을 정리하다 보면 어느새 침대에 안겨 드르렁거리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이런 하루가 적어도 3년 동안은 지속될 것이라고 생각하니 두렵고 답답한 마음이 몰려와 아침에 눈을 뜨기가 무섭기도 하다. 나도 일에 파묻혀 허우적거리는 직장인이 되어 버린 것이다.
